바람길
이외수
noseein
2008. 1. 10. 09:53
李外秀 展

봄밤의 회상 / 이외수밤새도록 신문지 같은 빗소리를 한 페이지씩 넘기다가
새벽녘에 문득 봄이 떠나가고 있음을 깨달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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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언제 한 번 꿀벌들 날개 짓 소리 어지러운 햇빛 아래서 함박웃음 가득 베어 물고 기념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본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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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풍경들은 언제나 흐림 젊은 날 만개한 벚꽃같이 눈부시던 사랑도 끝내는 종식되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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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다림 끝에 푸르른 산들이 허물어지고 온 세상을 절망으로 범람하는 황사바람 그래도 나는 언제나 펄럭거리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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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마 위로 탄식처럼 깊어지는 주름살 한 사발 막걸리에도 휘청거리는 내리막 어허,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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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기대할 추억조차 없는 나날 속에서 올해도 속절없이 봄은 떠나가는데 무슨 이유로 아직도 나는 밤새도록 혼자 펄럭거리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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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꽃/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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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꽃 1 제일 먼저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제일 나중에 꽃 피는 것도 그대 등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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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아, 라고 문득 말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네 아무튼 쓸쓸한 건 하늘이겠지 - 시집 /풀꽃 술잔 나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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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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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 때 흔들리는 목숨들은 흔들리는 목숨대로 그만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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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바른 산비탈 봄날은 깊어 바람도 없는 한나절 꿀물같이 흐르는 햇살에 허리 적시고 산벌들 날개소리에도 흔들리는 싸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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