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박주가리
김종태 얼마나 예뻐야 불러주실까 얼마나 고와야 돌아보실까 얼마나 향기로와야 다가서실까 이름 석 자 내 몫 아니고 생김새 제눈에 안경이고 타고난 유전인자 어쩔 수 없는데 못난 이름 못난 꽃 못난 생김새 그보다 더욱 못난 당신의 마음 고이 키운 그리움만 하늘로 날린다 박주가리 Metaplexis japonica (THUNB.) MAKINO 양지 건조한 곳에 자라는 박주가리과의 다년생덩굴식물. 길이 3m 정도 이르고 자르면 흰 액체가 나온다. 잎은 대생하고 난상 심장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길이 5-10cm, 폭 3-6cm로서 털이 없으며 약간 두껍고 톱니가 없으며 지맥이 분명하고 뒷면이 분처럼 희다. 꽃은 엷은 자색으로 7-8월에 피며 총상화서로서 액출하고 길이 2-5cm이며 화경(花梗)이 있다. 녹색의 꽃받침은 길이 4-5mm로서 5조각으로 깊게 갈라지며 열편은 송곳형으로 끝이 날카롭고 화관은 복형(輻形)으로 5열되며 안쪽에 털이 밀생하고 열편은 피침형으로 뒤로 젖혀진다. 골돌과로서 짐승 뿔모양이며 길이 10cm로서 전면에 고르지 않은 작은 돌기가 있고, 종자는 편평한 도란형이며 길이 6-8mm로서 백색 명주실같은 것이 달려 있어 바람에 잘 날린다. 열매를 나마자라 한다. 종자는 솜털이 많아 풍매화이다. 박주가리의 씨는 남자의 성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뚜렷한 실험적 자료가 있다. . 박주가리꽃
박광순
수줍음을 숙명으로 태어나 남의 등 타고 올라 가지 사이로 삐죽 얼굴 내민 올망졸망 흥부네 가족 가족과 형제애도 좋아라 시샘이 없네 타는 살갗이 따가워 진땀 줄줄 흘리며 위태롭게 매달린 목마른 갈망 홀씨의 방랑 끝에 꿈이 여물어 별 아기 잠재우는 자장가라도 부르고 있나 벙실 웃음이 버겁구나 새가 된 꽃, 박주가리
고진하
어떤 이가 새가 된 꽃이라며, 새가 아닌 박주가리 꽃씨를 가져다 주었다 귀한 선물이라 두 손으로 받아 계란 껍질보다 두꺼운 껍질을 조심히 열어젖혔다 놀라왔다 나도 몰래 눈이 휘둥그래졌다 새가 아닌 박주가리 꽃의 새가 되고 싶은 꿈이 고이 포개져 있었다 그건 문자 그대로, 꿈이었다 바람이 휙 불면 날아가버릴 꿈의 씨앗이 깃털 가벼움에 싸여 있었다 하지만 꿈이 아닌, 꿈의 씨앗도 아닌 박주가리의 生, 어떤 生이 저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어느 별의 토기에 새겨진 환한 빛살무늬의 빛살이 저보다 환할 수 있을까 몇며칠 나는 그 날개 달린 씨앗을 품에 넣고 다니며 어루고 또 어루어 보지만 그 가볍고 환한 빛살에 눈이 부셔, 안으로 안으로 자꾸 무너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