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산수국

noseein 2007. 7. 13. 07:02

 

 

 

 

 

 

 

 

 

 


산수국

 

 

 


 탐라산수국

 

 

 

 

꽃산수국

 

 

 

 

수정 전의 산수국(왼쪽)과 수정 후의 산수국(오른쪽)

 

 

 


 
수정 후의 산수국은 열매가 맺히면서 무성화(가장자리 가짜꽃)가 벌나비를 불러들일역할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므로

하늘을 향하지 않고 땅을 향하게 뒤집어진다.

그뿐 아니라 색깔도 더이상 화려할 필요가 없어서 하얗게  퇴색한다.

그리고 무성화에 쏟을 정성과 영양분을 열매를 맺히는 데 다 쏟고 있다.

 

 

 


산수국


                   김종태



달랑 석자 낮은 키이지만

이래봐도 어엿한 키작은나무이다

푸를 청청 시원한 숲속 그늘

한여름 뜨거움도 다 잊었다


내 마음 하나면 되겠지

세상 사람들이 뭐라도 말하든

들은 척도 안하고 딴청으로

떳떳하게 하얀 꽃잎 피웠다


이 숲속에 태어난 이상

한 포기 늠름한 꽃으로

이 세상에 한껏 꿈을 펼치리라

시퍼런 꽃잎으로 얼굴색을 변했다


아! 이런게 사랑인가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니

훌쩍 스치는 바람결 그리고 그 목소리

언제부터인가 꽃잎 바알갛게 변한다


그게 아니었단다

정말로 나를 사랑하는게 아니었단다

그냥  그렇고 그런거란다

홀로 또 숲속에서 보랏빛으로 시든다


그럼 그렇지

다 그런거지 뭐

꿈도 사랑도 슬픔도 다 버리고

하얗게 시들어 갈 것이다




산수국

Hydrangea serrata for. acuminata (S. et Z.) Wils.

범의귀과의 낙엽관목

산골짜기나 자갈밭에서 자란다. 높이 약 1m이다.

작은가지에 털이 난다.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이며 길이 5∼15cm, 나비 2∼10cm이다.

끝은 흔히 뾰족하며 밑은 둥근 모양이거나 뾰족하다.

가장자리에 뾰족한 톱니가 있고 겉면의 곁맥과 뒷면 맥 위에 털이 난다.


꽃은 7∼8월에 흰색과 하늘색으로 피며 가지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주변의 중성화는 꽃받침조각이 3∼5개이며 꽃잎처럼 생기고 중앙에는 양성화가 달린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5개, 수술은 5개이고 암술대는 3∼4개이다.

열매는 삭과(殼果)로서 달걀 모양이며 9월에 익는다.


탐라산수국(for. fertilis)은 주변에 양성화가 달리고,

꽃산수국(for. buergeri)은 중성화의 꽃받침에 톱니가 있으며,

떡잎산수국(for. coreana)은 잎이 특히 두껍다.

관상용으로 심는다. 한국·일본·타이완 등지에 분포한다.

뿌리, 잎, 꽃을 팔선화라고 하여 생약재로 이용한다.




산수국 - 김인호


   --섬진강 편지 20


보란 것 없이 사는 일

늘 헛되구나 그랬었는데

왕시루봉 느진목재 오르는

칙칙한 숲 그늘에 가려

잘디잘고 화사하지도 않은

제 꽃으로는 어쩔 수 없어

커다랗게 하얀, 혹은 자줏빛

몇 송이 헛꽃을 피워놓고

벌나비 불러들여 열매를 맺는

산수국 애잔한 삶 들여다보니

헛되다고

다 헛된 것 아닌 줄 알겠구나





산 수국


지난 여름 거친 물살에 휩쓸려

다시 꽃을 피울 수나 있을까 싶었던 산수국이

올해도 어김없이 꽃망울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아니었을까?

금방이라도 넘칠 듯

개울 가득 휘몰아치던 흙탕물에

이파리 하나 남기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 빼앗겼는데...

그 정도야 아무런 일도 아니었던 걸까?

산수국에게서 묵은 상처라곤 찾아볼 수 없다.

작은 꽃들이 흔히 그렇듯

산수국도 저 홀로 피는 법이 없다.

이맘 때면 어디든

손바닥만한 땅이라도 있다면 다 꽃밭인데

겨우 콩알만한 꽃 하나 달랑 피워봤자다.

무더기로 피는 것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산수국은 얼굴마담까지 내세운다.

마치 하얀 잎으로 눈속임을 하는 개다래처럼

헛꽃을 피우는 것이다.

보잘것없는 자신을 대신해서 크고 화려한...

그런 건가 보다.

하필이면 작은 개울가 바위 틈에 떨어진

자신의 운명도 탓하지 않고,

거센 물살에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한이 있더라도

본능처럼 자신을 헛꽃으로 치장하며

단 한마리의 나비가 날아오길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산수국이 살아가는 방식인가 보다.

오늘도 산골짝에선

자기 짝을 찾는 뻐꾸기 한마리가 쉼없이 울고,

작은 개울가에선

산수국이 조용히 나비를 기다리고 있다.

  네이버  늘보니(hnsls) 님의 글

 

 



산수국



바람처럼 스쳐간인연

점처럼 작아져버린,

아련한 인연의 여운.

흩어 버리라는  세월의 권유도

끄질 듯 끄지지 않는 작은 떨림으로,

시린 아픔만 쌓여가는 데.


이슬방울처럼 맺혀 영그는

아려오는 그리움.

거친바람 스쳐지날 때

새파랗게 저린가슴.

한없이 쓸어내려

가슴인둥 마음인둥

있는둥 없는둥.


점처럼 작아진 가슴

종이장처럼 하얘진 가슴

나무 그늘뒤에에 숨어,

한 잎 한 잎 접은 가슴

살포시 펼쳐본다.


들킬까

상할까

소리없이 지나쳐 버릴까.

오무려 드는 멍든 가슴

보랏빛으로 물들어,

한잎 한잎 도려내어

살짝 살짝 펼쳐본다


피었는둥 마는둥

큰짓한번 하지 않고.

한꺼번에 활짝열면

바람이 질투할까.

멀리서 내다뵈면

세월이 질투할까.



素花라 하였던가

水菊이라 하였던가

가슴�고 지나쳐 버린

세월의 질투.


엎드려 귀맞대고

숨죽여 눈치보며,

작은 망울 하나 하나

살짝 살짝 펼쳐 본다.


온몸으로 버텨도

싸여가는 한숨.

한잎 한 잎 도려내어

살짝 살짝 펼쳐 본다.


하얘진 가슴으로

바람을 원망하고,

파래진 가슴으로

세월을 원망하고,

보랏빛 저린 가슴

그날을 기다리네.



           네이버  새오름 (jilbemi) 님의 글


 

 


산수국



구름을 이고 펼치는 보랏빛 群舞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곱지 않고 의미 없는 식물이 없지만 산수국은 내게 특별한 설레임을 준다.

신비스러운 남빛 혹은 보랏빛 꽃 빛이 좋고, 하늘을 반쯤 가린 숲에서 무리지어 피어나는 모습은 좋은 풀, 멋진 나무를 수없이 보고 다니는 내게 있어서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가장 멋진 자연 풍광의 하나이다.


숲속에서 혹은 숲가에서 혹은 물가에서 피어나는 이 아름다운 꽃나무는 언제나 자리에 적합한 모습과 품격으로 자라나지만, 가장 근사한 곳은 제주도 한라산 자락이 아닐까 싶다.


깊은 숲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더라도 한여름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건너다니는 오래된 도로변에 구름을 이고지고 피어 있는 산수국은 꼭 한번은 보시라고, 아니 느끼시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산수국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자란다. 꽃이 무리지어 핀 모습을 보고, 조금 크고 풍성하게 자라며 꽃이 아름다운 풀로 생각하는 이가 많지만 다 자라야 높이 1m를 넘지 못하는 분명 작은 키 나무이다.


잎은 마주 나는데 깻잎처럼 생긴 잎이 다소 두텁고, 꽃은 한여름, 7~8월에 핀다. 새로 난 가지 끝에 접시를 엎어 높은 것 같은 둥글고 큰 꽃차례(산방화서)가 달린다. 산수국의 가장 큰 특징은 유성화와 무성화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접시처럼 생긴 둥근 꽃차례(산방화서)의 가운데 쪽에는 꽃잎은 퇴화하고 암술과 수술이 발달한 작은 유성화(有性花)가 달리고, 가장자리에는 지름 1~3cm 정도의 무성화(無性花)가 달린다는 것이다.


화려한 무성화를 보고 꽃가루받이를 도와줄 곤충이 찾아오면 기능적인 꽃인 유성화에서 결실이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꽃들이 효율을 위해 분업을 하는 셈이다.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는 없애고 화려한 무성화만을 가득 만들어 공처럼 크고 둥글며 화려하도록 한 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국이다.


수국속(Hydrangea)은 세계적으로 워낙 알려져 있는 종류인데 꽃 색 혹은 꽃잎의 모양에 따라 수 백 가지의 원예품종이 나와 있다.


산수국은 한자로 산수국(山水菊)으로 쓴다. 말 그대로 산에서 피는 그리고 물을 좋아하는 국화처럼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이어서 붙은 이름이다. 영어로는 마운틴 하이드란지아(Mountain Hydrangea)라고 한다.


산수국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꽃빛이 아닐까 싶다. 제주도의 아주 큰 산수국 무리에서 꽃색의 변화를 조사한 일이 있는데 그 변화무쌍함과 아름다움에 놀란 기억이 있다.


생각 같아서는 수 십 가지의 품종을 만들어 낼 법한데 이는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색의 변화를 고정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흰색으로 피기 시작했던 꽃들은 점차 시원한 청색이 되고 다시 붉은 기운을 담기 시작하여 나중에는 자색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또 토양의 조건에 따라서 알칼리 성분이 강하면 분홍빛이 진해지고 산성이 강해지면 남색이 더욱 더 강해진다. 이러한 꽃의 특성 때문에 인위적으로 토양에 첨가제를 넣어 꽃색을 원하는 대로 바꾸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 꽃의 꽃말도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한방에서는 수국류를, 그 중에서도 수국의 기본종이 되는 종류를 수구(수球), 수구화(繡毬花) 또는 팔선화(八仙花)라고도 부르며 뿌리와 잎과 꽃 모두를 약재로 쓴다. 심장을 강하게 하는 효능을 가졌으며 학질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에 처방하고 열을 내리는 데도 많이 쓰인다.


일본에서는 수국차라고 하여 마시는 차가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산수국과 비슷한 잎으로 만든 것인데 잎에 단맛이 있어 농가에서는 부러 재배하여 마시기도 한다.


산수국 보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은 너무 우거진 숲에서 밀려나기 때문이다. 희귀식물은 아니어도 우리나라에서 한 두 곳 정도는 멋진 산수국 군락을 두고두고 유지되도록 숲의 흐름을 약간 더디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국립수목연구원  이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