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갈퀴
살갈퀴
김종태
산과 들로 살갈퀴 찾겠다고 쏘다녀도 안 보인더니
아파트 잔디밭 아늑한 곳에 살갈퀴 더미더미 피었겠다
그렇다 마음 하나 돌리면 시야가 달라지고
눈 한번 돌리니 또다른 세상이 바로 곁에 있다
해마다 오월이면 아파트 주민들 풀뽑기 행사를 치루는데
해마다 뽑아도 살갈퀴 하나도 줄어들지 않고 야금야금 퍼져간다
아마 잡담에 건성으로 풀뽑기를 하든지
요녀석의 예쁜 모습을 아는터라 짐짓 스쳐 지나갔나 보다
풀뽑기행사 지나가면 요녀석들 세상인데
가녀린 몸매라 홀로는 높이 자라지 못해
덩굴손을 이리저리 뻗쳐봐야 아무것도 걸리지 않는다
아무 것도 가로걸리는 것 없어 좋기는 한데
바람밖에 걸리지 않아 잡을 것이 없으니
좋은 것이 꼭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이렇게 보면 잡초 같기도 하고
저렇게 보면 화초 같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겐 쓸모 없어 천덕꾸러기이고
어느 누구는 또 열심히 심고 가꾼다
아마 조물주의 눈에도 내가
요녀석 살갈퀴가 아닐까 한다
살갈퀴
Vicia angustifolia var. segetilis
콩과의 덩굴성 두해살이풀
우리 나라 각처의 밭, 들, 산록에 난다.
줄기는 횡단면이 사각형이고 밑 부분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길이가 60∼150cm이고 옆으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짝수 깃꼴겹잎이며, 작은잎은 3∼7쌍이 있고 길이 2∼3cm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이며 끝이 약간 파여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턱잎은 2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1개의 줄이 있다.
덩굴지는 줄기는 잎자루 끝의 덩굴손으로 다른 물체를 감고 오른다.
덩굴손은 끝이 세갈래로 갈라진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 달린 꽃자루에 나비 모양의 홍자색 꽃이 1-2개씩 옆을 보고 핀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끝이 뾰족하다. 열매는 편평하고 길이가 3∼4cm이며 털이 없고 검은 색의 종자가 10개 들어 있다.
살갈퀴의 씨는 식용하고, 전초를 사료용, 밀원용으로 사용하며, 종자는 거습풍, 지통에 사용한다.
살갈퀴
박광순
점잔을 떨자니 이상하고
홀로 남아 마임하기도
쑥스럽기만 하기에
멍울이나 벗으려
일어선다
귀찮은 일을 벌려놓고
꽁무니 빼는 문제아처럼
밸-밸 꼬기만 한다
뻗은 손 부끄럽지 않도록
받아 주어야 할텐데
장난을 많이 해서 걱정
살가운 이웃들
아기자기한 이야기 속에
깊어 가는 정 따라
붉게 저미는 희열